북한과 벨라루스가 육류와 자동차 부품 등을 맞교환하며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6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독립 언론 제르칼로의 취재 내용을 인용해 양측의 비공식 거래 실태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 기업의 중개를 통해 소고기 덩어리와 닭 다리, 고기 통조림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육류 제품 수천 톤을 북한으로 선적했다. 제르칼로는 화물 상환증과 선적을 지원한 폴란드 기업의 보증서를 근거로 거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화물 상환증에는 수취인이 ‘코리안 트레이딩 컴퍼니 송진’으로 기재돼 있으며, 화물은 러시아를 거쳐 두만강 철도 접경지를 통해 북한으로 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NK뉴스가 추적한 결과 이 회사는 2019년 러시아에 등록됐고, 2024년 11월 러시아 세무 당국에 주소가 갱신됐다.
송진의 북한 내 주소지는 평양 정백동으로, 퍼스트 오일과 코리아 을지봉 해운, 백마 해운 등 국제 제재 대상 북한 업체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번 육류 거래의 핵심 연결고리로는 벨라루스 국적자가 소유한 폴란드 기업이 지목됐다. 화물 상환증에는 2024년 12월 바르샤바에 설립된 ‘젠디아’가 육류 구매자로 등재돼 있으며, 설립자는 벨라루스 출신 드미트리 라제비치로 확인됐다. 라제비치는 제르칼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회사가 직접 육류를 조달한 것이 아니라 벨라루스 측 파트너사를 대신해 대금 결제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안업체 댈러스 파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벨라루스의 미사일 발사대 생산 기업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한 정황도 포착됐다. 북한산 부품을 조달한 곳은 대륙간탄도미사일용 이동식 발사대의 세계 최대 제조업체로 알려진 벨라루스의 민스크 자동차 공장이다.
보고서는 현지 엔지니어가 민스크 자동차 공장의 위장 계열사에 고용돼 평양의 조선경흥1무역회사로부터 정밀 조향 시스템과 전자 제어 모듈, 폴리우레탄 호스 등의 조달을 조율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품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와 2375호에 따라 북한의 수출이 금지된 대상이다. 감시를 피하기 위해 민스크 자동차 공장은 중국에 위치한 위장 회사와 동시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NK뉴스는 댈러스 파크 보고서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검증을 거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북한과 벨라루스는 최근 몇 년간 외교·경제적 협력을 강화해왔다. 러시아의 핵심 우방국인 벨라루스는 북한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소수 국가 중 하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방북을 요청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벨라루스를 방문해 무역을 포함한 다방면의 협력 강화를 합의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