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말차 붐이 이어지면서 일본 차 수출이 사상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일본의 차 수출량은 1만84t으로 집계돼 1954년 이후 71년 만에 연간 기준 1만t을 넘어섰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말차를 중심으로 한 해외 수요 확대와 엔화 약세가 맞물리며 수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 1~10월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고, 아직 11~12월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량인 8798t을 상회했다. 일본 차 수출 증가세는 9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전체의 35%인 3497t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으로 수출된 물량의 대부분은 말차 등 분말 녹차였다. 이어 대만과 태국, 독일 순으로 수출이 많았다.
반면 일본 국내에서는 수출 급증과 생산량 정체가 겹치며 원료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고시마 지역에서 10~11월 거래된 추동반차의 평균 가격은 1㎏당 2540엔으로, 1년 전보다 약 6배 급등했다. 추동반차는 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 수확한 찻잎으로 페트병 녹차 음료의 주요 원료로 사용된다.
원료 가격 상승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 음료 업체 이토엔은 2026년 3월부터 600㎖ 페트병 녹차의 희망소비자가격을 216엔에서 237엔으로 9.7% 인상하기로 했다. 최근 6개월 사이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일본의 연간 차 생산량은 7만t대에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글로벌 녹차 붐 이전부터 국내 차 소비가 줄어든 데다 농가 고령화로 차 재배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