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코미디의 개척자로 불리는 전유성이 28일 영면에 들었다. 향년 75세.
이날 오전 6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유족과 후배 코미디언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을 배웅했다. 최양락은 고인의 방송·공연·저서 활동을 회고하며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처음 만든 분이며 개그콘서트의 창시자였다”고 추모했다.
추도사는 이홍렬과 김신영이 맡았다. 이홍렬은 “웃음이 한 사회의 공기임을 증명한 무대 위 혁신가이자 무대 뒤 스승”이라고 기렸고, 김신영은 병상에서 나눈 고인의 마지막 말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제 코미디를 처음 인정해주신 분”이라며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친구였지만 즐거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영결식은 엄숙했지만 고인의 뜻에 따라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이어졌다. 장의위원장 김학래는 “고인이 평소 가장 즐겨 웃었던 김정렬의 ‘숭구리당당’을 천국 가는 길에 바친다”며 김정렬이 직접 공연을 선보였다.
사회는 이수근이, 기도는 개그맨 겸 목사인 표인봉이 맡았으며 팽현숙, 이영자, 박준형, 조세호 등 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함께했다.
발인 후 운구 행렬은 여의도 KBS로 향해 ‘개그콘서트’ 무대를 한 바퀴 돈 뒤 장지인 전북 남원으로 이동했다. 방송코미디언협회 관계자는 “평생 코미디 무대를 위해 헌신한 분이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르는 길”이라고 밝혔다.
전유성은 ‘개그콘서트’ 창립과 코미디 전문극장 ‘철가방 극장’ 운영,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창설 등으로 한국 코미디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의 빈소에는 심형래, 유재석, 강호동, 남희석, 이경실 등 수많은 후배와 배우 송승환, 가수 서수남, 박상철 등이 찾아와 조문했다.
고인의 마지막 길은 웃음과 눈물로 배웅받으며 한국 코미디사의 한 시대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