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창의적인 노년 사진가로 불리며 독특한 셀카 작품으로 유명한 기미코 니시모토가 지난 9일 담도암 투병 끝에 향년 97세로 세상을 떠났다.
1928년 브라질에서 태어나 8세에 일본 구마모토현으로 귀국한 니시모토는 미용사, 트랙 사이클 선수,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뒤, 72세에 뒤늦게 사진 세계에 입문했다. 사진에 빠진 계기는 아들이 운영하는 사진 교실이었다.
니시모토는 자신만의 유쾌하고 독창적인 셀카 사진들을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녀의 SNS 팔로워는 38만 명을 넘었으며, 쓰레기봉지 안에 들어가 ‘수거 대상’으로 표현하거나, 모포에 매달려 공중부양을 연출한 작품 등 독특한 표현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니시모토는 2011년 구마모토현립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2018년에는 도쿄 신주쿠 에프슨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2016년엔 포토에세이집을 출간하고 강연과 워크숍을 통해 노년층의 창작 활동과 디지털 활용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고인은 담도암 진단 이후 지난 5월 말부터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가족들은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아들 카즈타미 씨는 “어머니는 사진가로서 행복하고 풍요로운 만년을 보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기미코 니시모토는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며, 창의성과 유머는 나이와 무관하게 발휘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녀가 남긴 밝고 유쾌한 사진 작품들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