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첨단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2027년 최첨단 2나노미터(㎚)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는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Rapidus)가 일본 최초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하며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돌입했다.
첨단 장비 도입, 일본 반도체 재도약의 시작
EUV 노광장비는 7㎚ 이하의 미세 공정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장비로,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TSMC, 인텔 등이 주로 보유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네덜란드의 ASML로부터 약 300억 엔(한화 약 3조 원)에 달하는 장비를 도입하며 일본 내 첨단 반도체 생산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14일 홋카이도 치토세 공항을 통해 일부 장비를 들여온 라피더스는 연내에 장비를 공장에 반입할 계획이다. 치토세 공항 근처에 건설 중인 공장은 이를 기반으로 2025년 2㎚ 반도체 시제품 생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 국가 차원의 반도체 산업 지원
일본 정부는 2022년 라피더스를 설립하며 반도체 산업을 국가 경쟁력 강화와 안전 보장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지정했다. 1980년대 세계 반도체 시장의 50%를 점유했던 일본은 이후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며 현재는 40㎚ 공정의 범용 반도체만 생산하는 상황이다. 라피더스는 IBM의 기술 지원을 기반으로 기술자 150여 명을 미국 본사에 파견해 첨단 공정 기술을 습득할 예정이다.
일본 반도체 산업, 글로벌 경쟁 복귀 가능성
닛케이 신문은 “라피더스를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은 일본이 세계 반도체 경쟁에 복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라피더스의 코이케 아쓰요시 사장은 “이번 도입은 최첨단 반도체 산업의 정상으로 나아가는 첫 단계”라며 포부를 밝혔다.
키옥시아 상장으로 투자 확대
한편, 세계 3위의 낸드플래시 제조업체 키옥시아(Kioxia)는 같은 날 도쿄 증시에 상장하며 약 1200억 엔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투자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또 다른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의 첨단 반도체 부활을 향한 행보가 본격화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