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年 12月 月 07 日 木曜日 19:4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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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라가르드 헛발질에 유럽·뉴욕증시 대폭락

뉴욕, 유럽증시가 12일(이하 현지시간) 10%대 폭락세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3대지수는 모두 약세장에 진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모두 시장을 구원하는데 실패했다. 특히 유럽시장은 ECB의 통화정책 완화가 기대에 크게 못미친데다 라가르드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헛발질을 하면서 사상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미 연준이 1조5000억달러 이상을 시장에 긴급 투입하기로 했고, ECB도 채권매입을 늘리기로 했지만 대폭락세를 막는데는 실패했다.

■ 뉴욕증시 3대지수 모두 약세장 진입, 유럽증시는 사상최대 낙폭
이미 전날 약세장에 진입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이날 10% 가까이 더 추락해 2만1200선으로 물러났고, 약세장 진입이 코 앞이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 지수 모두 이날 9.5% 안팎 폭락하며 약세장으로 깊숙이 빨려들어갔다.

이날 낙폭은 주가지수가 22% 폭락했던 1987년 10월 22일 이른바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보다 낙폭이 컸다는 것을 뜻한다.

앞서 마감한 유럽증시는 10%가 넘는 폭락세로 사상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ECB가 은행들에 대출하는 금리를 더 낮추고, 채권매입을 확대하는 등 시장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기대했던 금리인하가 없었던데다 라가르드 총재가 통화정책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헛발질을 하는 바람에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독일 닥스30지수, 프랑스 CAC40지수가 12% 넘게 폭락했고, 영국 FTSE100 지수도 11% 가까이 급락했다. 라가르드 발언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이탈리아 시장에서는 FTSE 이탈리아 전종목지수가 16.4% 폭락했다. 모두 사상최대 낙폭이다.

유럽시황을 반영하는 스톡스유럽600 지수도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인 11.5%폭락했다.

ECB가 국채 매입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국채 수익율은 치솟았다.

10년만기 이탈리아 국채와 독일 국채간 수익률 격차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져 2.6%포인트를 넘었다. 이탈리아 국채 가격은 하루 기준으로는 사상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 미온적인 대응과 라가르드 헛발질
시장에서는 ECB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자산매입과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ECB의 대응은 이같은 기대에 못미쳤다.

ECB는 채권매입 규모를 1200억유로 확대하고, 은행들에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프로그램도 개시하며, 기존 은행대출은 좀 더 완화된 조건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대했던 금리인하는 없었다.

게다가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마리오 드라기 전 총재의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방침은 자신이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은 것이다. 드라기 전 총재는 2012년 유로존 (유로 사용 19개국) 채무위기 당시 이 발언으로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며 유로존을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가르드는 “무엇이든 하겠다. 시즌2는 없다”면서 드라기 전 총재의 유산을 이어갈 생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대대적인 통화완화 기조를 바라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라보방크의 리처드 맥과이어 전략가는 “시장은 2008년식의 대응을 기대했지만 ECB는 스스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인상을 줬다”면서 그의 기자회견이 역효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는 또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와 독일 국채간 수익률 스프레드 확대와 관련한 질문에도 수익률 스프레드를 좁히는 것은 ECB의 임무가 아니라고 쐐기를 박아 채권시장을 뒤흔들었다.

그는 서둘러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 분위기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유로존 각국 정부의 재정확대를 이끌어내려던 라가르드의 의도는 잇단 헛발질에 묻혀버렸다.

라가르드 발언은 ‘재앙적’ ‘끔찍하다’라는 비판을 받았다.

■ 트럼프의 헛발질
뉴욕증시는 지난 3일 0.5%포인트 전격 금리인하, 이날 1조5000억달러 이상 시중 투입이라는 파월 연준 의장의 파격적인 개입에도 불구하고 대폭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날 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 긴급 기자회견 실망감이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시장이 고대하던 대규모 재정정책은 나오지 않는 대신 의회 동의가 필요한 ‘급여소득세 연말까지 면제’라는 미지근한 정책을 재탕하면서 불안한 투자심리에 얼음물을 부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재정정책 책임을 의회로 떠넘긴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때문에 3개월 동안 지속될 5000억달러짜리 레포 프로그램 2개, 한달 동안 지속할 5000억달러짜리 레포 프로그램 1개 등 모두 1조500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자금투입 계획을 연준이 발표했지만 시장은 연준 발표 시점에만 반짝 하락을 멈췄을 뿐 대폭락세를 지속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출발부터 폭락세로 출발해 곧바로 거래를 15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또 다시 발동됐다.

파이낸셜뉴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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