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소프트뱅크의 손정희 회장. 파이낸셜뉴스 사진부
일본 소프트뱅크가 경영난에 시달리는 미국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소프트뱅크측은 이번 거래가 인수•합병(M&A) 목적이 아니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으며 같은날 소프트뱅크 주가는 투자 실패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급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 회장은 미국 시간으로 22일 저녁에 발표된 성명을 통해 95억달러(약 11조1311억원) 규모의 자금을 위워크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세계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 지금 위워크가 처한 것 같은 성장통을 겪는 상황은 전혀 특이한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미래 전망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위워크에 상당한 자금 공급과 운영지원을 제공해 회사 운영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에 다국적 IT 투자 펀드인 비전펀드를 출범시킨 소프트뱅크는 올해 초 위워크의 기업가치를 470억달러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현재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 소유였던 주식을 넘겨받아 위워크 지분의 29%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 외부 주주다. 위워크는 그러나 소프트뱅크의 기대와 달리 지나친 확장으로 인한 만성적인 손실로 재정 구조가 빈약했고, 지난 8월에 기업공개(IPO)로 자금 마련에 나섰으나 기업 가치에 대한 논란으로 이를 취소했다. 업계에서는 위워크의 현금 상황이 절망적이라며 외부 도움이 없이는 다음 달까지 버티기 힘들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비전펀드가 아닌 자사의 돈을 직접 투입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는 금융기관과 협조 융자를 통해 위워크에 50억달러를 대출하고 15억달러 규모의 신주인수권을 조기 행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30억달러를 들여 기존 주주들을 상대로 주식 공개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이 과정에서 위워크 가치를 약 80억달러로 크게 낮춰 잡았다. 경영난의 최대 원인으로 불리는 애덤 뉴먼 위워크 설립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는 이 과정에서 17억달러를 받고 기존 주식과 이사회 의장 자리를 넘긴 뒤 경영권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소프트뱅크는 결과적으로 위워크 지분의 약 80%를 쥐게 될 예정이며 새 이사회 의장은 마르셀로 클라우레 소프트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는다.
성명에 의하면 소프트뱅크는 위워크를 자회사가 아닌 협력사로 대하겠다며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위워크는 최소 2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나 현지 언론에 의하면 지불할 퇴직금이 없어 구조조정을 미루고 있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23일 오전 도쿄 거래소에서 부실한 위워크를 떠안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3% 가까이 급락했다. 소프트뱅크 주식은 이미 지난 7월 고점대비 30% 가까이 떨어졌으며 투자자들은 소프트뱅크가 올해 차량 공유업체 우버 투자에 이어 위워크에서도 수익을 보지 못하자 손 회장의 투자 능력에 의심을 품고 있다. 22일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뉴먼 전 CEO에게 막대한 퇴직금을 쥐어준 점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뉴스 박종원 기자 저작권자(C)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