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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례없는 폭염이 유럽 전역을 강타한 가운데, 프랑스의 한 대형 할인마트에서 에어컨을 차지하려는 시민들이 난투극을 벌이는 등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의 대형 할인마트 체인인 ‘리들(Lidl)’은 프랑스 전역의 매장에서 에어컨과 선풍기 약 20만 대를 대규모 할인 가격으로 선보였다. 특히 수백 유로를 호가하던 이동식 에어컨을 단돈 179유로(약 31만 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시민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새벽부터 매장 앞에 긴 줄을 서는 ‘오픈런’ 진풍경이 벌어졌다.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에어컨을 먼저 손에 넣으려는 인파가 일시에 몰리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틱톡과 엑스(X) 등 소셜미디어에는 시민들이 제품을 서로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고성을 지르는 영상이 잇따라 게시됐다. 일부 매장에서는 밀려드는 인파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출입문이 통째로 뜯겨 나갔으며, 새치기와 밀치기 등으로 인한 폭력 사태가 발생해 경찰이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특히 일부 매장의 경우 실제 준비된 에어컨 수량이 1~2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에어컨이 단 몇 초 만에 매진됐다”며 “마지막 남은 제품을 두고 사람들이 미친 듯이 싸웠다”고 당시의 험악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동안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도 에어컨 보급률이 비교적 낮은 국가에 속했다. 프랑스 국가환경청(ADEME) 조사에 따르면 자국 내 가구의 에어컨 보유율은 2023년 18%에서 2025년 24% 수준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대다수의 가정과 학교에는 냉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더욱이 프랑스인들은 환경 보호를 이유로 에어컨 설치를 꺼리는 경향이 강했다. 실제로 지난달 초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프랑스인의 78%가 ‘에어컨이 환경에 해롭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살인적인 폭염이 열흘 넘게 지속되자, 환경에 대한 염려보다 생존을 위한 냉방기기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전 매장의 에어컨 재고가 완전히 바닥난 상태다.
대형 유통업체인 까르푸는 올여름 들어 지난달 22일까지만 무려 3만 대의 에어컨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평소 판매량과 비교해 무려 1,000배나 급증한 수치다. 현지 매체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냉방기기 재고 부족과 유통업체들의 미흡한 대처가 맞물려 당분간 차가운 에어컨을 향한 시민들의 전쟁 같은 긴장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