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 모습.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명 대통령, 최태원 SK그룹 회장.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한국 정부와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이 손잡고 발표한 ‘800조 원 규모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에 대해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주목했다. 외신들은 이번 투자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메모리 수요 확대를 겨냥한 역대급 승부수라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경기 사이클 변화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와 장기적인 정책 지속성을 핵심 변수로 꼽았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이번 계획을 반도체와 피지컬 AI,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3대 메가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과감하고 대담한 산업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총 5,760억 달러(약 800조 원)에 달하는 민관 합동 투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쥔 한국에 글로벌 AI 투자 보너스를 안겨주는 동시에, 수도권에 가득 찬 산업 무게중심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장기적인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에 대한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로이터는 학계 전문가의 제언을 인용해 수십 년간 AI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된다면 이상적이지만, 만에 하나 예측을 빗겨가 수요가 꺾일 경우 대규모 증설이 가져올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향후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1조 달러 이상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폭발하는 메모리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증설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그러나 신규 공장이 가동되기까지 최소 2~3년의 시차가 걸린다는 점을 언급하며, 초기 공급 부족 국면을 지나 실제 생산 능력이 정점에 달했을 때 AI 투자 열기가 식는다면 전형적인 ‘공급 과잉’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시장 분석가들의 경고를 함께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번 투자가 가진 ‘국토 균형 발전’의 측면에 주목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울 근교에 밀집해 있던 제조 거점을 광주 등 서남권으로 다변화하는 배경에 정부의 전폭적인 세제 혜택과 다극화 전략이 있었다고 풀이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 씨티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는 대체로 한국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 의지가 국내 경제 전반에 강한 활력을 불어넣고 글로벌 메모리 선두 자리를 수성하는 데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일부 투자사들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향후 글로벌 AI 비즈니스 사이클의 하강 국면과 맞물릴 시나리오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 역시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