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年 12月 月 02 日 水曜日 2:1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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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을 읽읍시다@도쿄] ‘아름다움의 과학’ (저자:올리히 렌츠, 번역:박승재)

2000년 중반쯤 일본에서 한류붐의 열풍이 거세지기 시작할 무렵, 난 지인인 출판사 사장님과 어느 여름날 밤에 다음과 같은 대화를 했다.

“한국은 미인(넓은 의미로 성형까지) 산업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는 나의 말에 여자분인 그 사장님은 “어떻게 그게 돈이 될 수 있죠?”라고 되물으셨다.

서울의 변두리에 있는 사무실의 후덥지근한 열기에 정신이 몽롱해져 있었던 난 확신을 방패로 의기양양하게 논리를 전개하는 대신,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빙긋이 웃고 말았다.

그 당시 일본에서는 용사마나 지우히메의 순순한 사랑에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많은 여성분들이 한국 여성의 피부 좋음이나 예쁨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만 해도 성형을 낯설어했던 일본은 날이 갈수록 성형과 안티에이징에 열기를 띠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아름다워지고 젊어지려 할까? 이 책은 ‘미인불패, 새로운 권력의 발견’이라는 부제를 달아 육체적 아름다움은 권력이란 걸 인정하게 한다.

나 자신도 대학교에 들어가자 특히 여성은 예쁨으로 권력 재편성이 이루어지는게 매우 흥미로웠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론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그런 말들을 떠올리며 미인에게 주어지는 권력이 정말로 실제하는 걸까는 의문들을 가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런 소박한 의구심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주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책이다. 1960년 독일 출신 저자는 의사이자 과학전문 저술가인데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이란 말이 허상이란 뼈아픈 진실을 우리들에게 알려주지만 말미에서는 아름다움을 잘 다루지 못하면 권력이 행복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잊지 않는다.

왜 예쁜 아기는 사탕 하나라도 더 얻어먹고, 잘생긴 종업원은 그렇지 않은 종업원에 비해 팁을 더 많이 받을까? 아름다움이란 제 눈에 안경이 아닐까? 이 질문에 저자는 아름다움은 물론 기호의 차이나 유행, 변덕은 있을 수 있으나, 지구상의 60억 개의 아름다움에는 놀랄 정도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한다. 한편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사회적인 학습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명제에 대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부장적인 제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아이마저도 예쁜 얼굴을 더 오래 쳐다본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냐고 반박한다.

또한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주관적이지만 올림픽 체조의 심판을 예를 들어 공통성을 이야기한다. 즉 심판에 따라 기호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엔 어느 정도 믿을 만한 점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자연성과 사회성, 앳됨과 성숙함 등 상반된 요소를 오가는데 이로 인해 시대별로 미의 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보티첼리의 비너스가 500년 전처럼 지금도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일정한 황금비율에 대한 감각이다. 그래서 뇌는 심한 비대칭, 피부 변형은 아름답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는데 이것은 시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의 절대 기준인 것이다.

한편 작가는 이러한 얼굴의 황금비율 이외에 다양한 데이터를 이용해 아름다움의 조건을 제시하는 데 그중 하나가 익숙함과 평균이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얼굴을 합성해 나갈수록 만들어지는 평균 얼굴에 호감도를 느낀다. 그럼 중간 정도 크기의 눈, 코 등이 아름다움의 절대 기준일까? 꼭 그런 건만은 아닌데 슈퍼미인은 중간을 뛰어넘어 높은 위치의 광대뼈, 약간 높은 눈썹, 코와 입 사이 그리고 입과 턱 사이의 짧은 간격 등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아래쪽으로 치중된 동안 얼굴이다. 동안 즉 아이의 얼굴에서 사람들은 순진함과 적의감이 없음을 느끼고 그것이 아름다움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예쁜 여자는 착할 것이라는, 잘생긴 사람일수록 능력 있고 성격이 좋을 것이라는 앙케트 결과를 보였다. 실제로 어느 데이터에서는 잘생긴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10% 이상의 수입 차이가 났다고 한다. 이 메커니즘은 아름답고 매력적인 사람들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사람들과 교류를 좋아하고 자신을 더 잘 표현했다. 일이라는 요소는 매력이란 요소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우면 행복할까? 일부 학자들은 행복과 아름다움의 연관성은 남자들에게는 나타났지만 여자들에겐 특별한 연관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아름다운 여성들은 행복의 비등점이 높아서 보통 사람들보다 행복에 대한 기준치가 높다. 그리고 너무 뛰어난 미인들은 동성에게 받는 질투와, 낯선 남자들의 욕망의 대상이 되기 쉬운 점, 그리고 이성과의 평범한 접촉이 어렵다는 점 등을 어릴 때부터 경험해 늘 방어하고 경계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가진다.

작가는 마지막으로 객관적인 아름다움과 인생에 대한 만족도는 거의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아름다움은 확실히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지만 그것은 스스로가 자신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경우에만 그렇다. 흥미로운 것은 나이가 많은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소녀 때 보다 자기의 외모에 만족하고 있는데,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덮으면서 아름다움의 절대 권력을 인정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잘 다루는 일과 행복한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저자의 메시지 부분에서 잠시 눈을 감았다.

오랫동안 아름다움이란 것에 관해 품었던 의문을 명쾌히 풀어준 것 이상으로 앞으로의 삶의 자세를 제시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글쓴이 : 영선
소개 : 한국에서 잡지사 기자를 거쳐 일본에 건너와 다문화 정책을 공부하고 직업으로 삼고 있는 지방공무원이다. 도쿄에서 열리는 한국인 독서모임(책책책을 읽읍시다.@도쿄)속 글쓰기 소모임 필쏘굿 (筆 so good)에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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