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복판, 신주쿠 코리아타운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형숙 GIB Japan 대표는 1990년대 일본으로 건너온 1세대 여성 무역인이자 한류 초기 문화 확산의 숨은 주역이었다. 삼성코닝 근무 시절부터 다져온 산업 감각과 SF영화감독이 되기위한 유학경험으로 글로벌한 감각과 일본 시장에 대한 통찰이 그녀의 경력을 지탱해왔다. 월드옥타 도쿄지회와 재일본한국상공회의소, 한국 화장품 협회, 인공지능협회등에서 오랜기간 부회장으로 활약 중인 그는, 한국 중소기업의 ‘현지화 수출’ 전략을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제시하는 전문가다.

Q1. 삼성코닝에서의 사회 초년기 시절이 일본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A1. 삼성코닝은 제조 품질과 기술 중심의 회사였고 굉장히 스피디하게 업무를 진행하면서 정확성을 요구했었다. 그 시절의 공정관리와 전체를 통합하는 실무 경험이 일본 진출의 기본기를 만들어줬다. 무엇보다 “정확성과 신뢰”라는 일본식 상거래 문화에 일찍 익숙해진 게 큰 자산이었다.
Q2. 일본에서 한류가 막 시작되던 시기, 한국 가수를 키워낸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A2. 2000년대는 일본 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던 시기였다. 나는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를 일본 무대에 세우는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했다. 한류가 단순히 ‘유행’이 아니라,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걸 현장에서 체감했다. 아쉽게도 데뷔타이밍이 한일관계가 좋지 않은시기여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많이 아쉽다.
Q3. 재일본한국상공회의소 활동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A3. 교민 경제인 네트워크의 중심이다. 일본 현지 법규나 세무 문제는 복잡하기 때문에, 상공회의소 활동을 통해 교류하며 공동 대응하는 일이 많다. 한국 기업의 일본 진출 시 실질적인 조언과 네트워킹등이 함께 이뤄진다.
Q4. 월드옥타 도쿄지회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A4. 현재 도쿄지회 운영위원으로, 특히 글로벌마케터위원회에 부위원장으로 일본을 담당하고 있다. 청년창업스쿨과 수출상담회, 일본기업 네트워킹 등 현지 비즈니스 연결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Q5. 일본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중소기업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A5. 일본 시장은 ‘빠른 진입’보다 ‘지속 신뢰’가 중요하다. 제품보다 사람이 먼저 평가된다. 초기엔 거래량이 작더라도 꾸준히 품질과 납기를 지켜야 시장이 열린다.
Q6. 수출 마케팅에서 가장 강조하는 전략은?
A6. 일본은 유통 구조가 복잡하다. 신뢰되는 현지파트너와 지역별 딜러망, 온·오프라인 복합전략이 필요하다. 또 제품의 ‘스토리텔링’과 ‘패키징 감성’이 매출을 좌우한다.최근에는 TikTok shop 등 라이브커머스와 공동구매도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SNS마케팅,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잘 활용한다면 중소기업에도 큰 기회가 될것이다


Q7. 한국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서 자주 겪는 실수는 무엇인가?
A7. 언어보다 ‘기대 차이’에서 오는 문제다. 일본 바이어는 장기 파트너를 전제로 신중하게 검토하는데, 한국 업체는 단기 성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조급함이 거래 단절로 이어진다.
Q8. 월드옥타 글로벌마케터위원회 활동은 어떤 역할을 하나?
A8. 전 세계 한상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 정보를 교환하고,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루트를 발굴한다. 나는 일본에서 바이어·유통망 연결을 맡고 있다. 실제로 매년 수십 건의 상담이 성사된다.
Q9. 차세대 무역스쿨 등 교육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어떤 목표인가?
A9. 청년 세대가 단순히 ‘무역인’이 아니라 ‘글로벌 창업가’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일본 내 청년창업 지원과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으며, 실제로 한일 스타트업 교류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Q10.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은?
A10. 일본 시장에서 한국 중소기업이 ‘틈새 강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다. 한류를 이은 ‘K-비즈니스’가 한일 경제 협력의 새로운 축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