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의 차기 총재 선거가 2강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여자 아베’로 불리며 강경 보수 성향을 고수해온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최근 ‘온건 보수’를 표방하며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반면 ‘펀쿨섹시’ 발언으로 유명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진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카이치는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 노선 계승을 내세우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의사를 공언하며 ‘극우’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과도한 보수 노선으로 반(反)다카이치 세력이 결집해 낙선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에는 “나는 온건 보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제 정책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통화량 확대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고, 식품 소비세 감세 주장 등 민생 중심 공약도 내놨다.
고이즈미는 미디어 노출도가 높지만 ‘내용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 16일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기용하며 중량감을 더했다. 노장 정치인을 영입해 당내 보수파와 중진의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자민당 총재가 사실상 일본의 차기 총리로 직행하는 만큼 두 후보의 행보는 여당 내 세력 균형과 일본 정치의 향배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다카이치가 보수 이미지를 희석해 중도 확장을 꾀하는 가운데, 고이즈미는 안정감을 앞세운 ‘세대 연합’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