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내달 4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해 선거에서 토론전의 불안한 모습으로 고배를 마셨던 그는 이번에는 보수 노선을 강화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춘 모습이다.
고이즈미 상은 16일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당이 단결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민 생활과 직결된 고물가 문제 해결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또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히며 “매우 든든하다”고 말했다. 가토 재무상은 아베·스가 내각에서 각료를 지낸 보수 성향 중진으로,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은 고이즈미가 그의 기용을 통해 보수파 결집 의지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공약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내세웠던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도입에 대해 그는 “큰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당내 단결이 우선”이라고 언급하며 사실상 후퇴 입장을 내비쳤다. 해당 제도는 부부가 성을 달리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지만 자민당 보수층의 반발이 거세다.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적 색채를 줄이고 보수층 표심을 겨냥한 전략으로 선회한 셈이다.
요미우리신문은 고이즈미가 지난해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선두권을 달렸지만 토론전에서 불안한 모습으로 당원 표를 잃어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고 짚었다. 고이즈미는 최근 높은 지지율에 대해서도 “한껏 띄워주는 것은 두드려 맞기 전의 전조라는 것을 경험했다”며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고이즈미 상은 지역구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서 지지자들과 비공개 모임을 가진 데 이어 이번 주 중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정책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