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 중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14세)가 90세 생일을 앞두고 후계자 선정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는 중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
달라이 라마는 7월 5일부터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열리는 티베트 불교 지도자 회의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후계자 선정 절차에 관한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달라이 라마는 이미 중국 외 지역에서 자신의 후계자가 탄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중국 정부가 임의로 선택한 후계자를 거부할 것을 추종자들에게 당부해왔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가 정치적 망명자로 티베트를 대표할 권리가 없다면서, 오히려 중국 내에서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를 선정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티베트와 타이완이 자국의 일부임을 인정할 경우에만 달라이 라마의 향후 역할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티베트 망명정부는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돌마 체링 테이캉 부의장은 “중국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달라이 라마 후계자 선정을 통제하려고 한다”고 비판하며 “후계자 선정 문제는 티베트 문화와 종교, 민족 정체성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행복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티베트 최고 신탁(神託) 담당자인 툽텐 응오둡은 “보통 고승이 생존한 상태에서 환생 문제를 논의하지 않지만, 지금은 중국 정부의 개입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미 2011년 정치적 권한을 민주적으로 선출된 티베트 망명정부에 이양했으며, 후계자 선정을 위한 재단(가덴 포드랑 재단)을 설립해 체계적인 후계 구도를 마련했다.
한편, 티베트 불교의 오랜 지지자인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기어도 이번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도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이 라마는 최근 건강 악화로 미국에서 무릎 수술을 받았으나, 지난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는 “110세까지 살 수 있다”며 건재를 과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