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수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합성마약 ‘펜타닐’의 불법 수출 조직이 일본 나고야에 거점을 두고 활동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펜타닐의 밀수 및 유통과 관련해 일본이 의심받은 적이 없었기에 미·중 갈등의 파장이 일본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체 조사 결과, 중국 조직이 나고야시에 설립한 ‘FIRSKY 주식회사’가 펜타닐의 미국 밀수를 위한 자금 관리와 위험 약물의 유통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FIRSKY는 미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중국 우한 소재 화학제품 제조업체 ‘후베이 아마벨 바이오텍(Hubei Amarvel Biotech)’과 인적·자본적 연관성이 확인됐다.
이 조직을 이끄는 중심 인물은 중국 국적의 남성으로 추정되며,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자신을 오키나와 나하시 거주자로 소개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공문서, 기업 등기부등본, SNS, 암호화폐 거래 이력 등을 분석한 결과, 이 남성이 일본, 중국, 미국 등 여러 국가에 걸쳐 18개 기업의 주주이며, FIRSKY의 대표이사로 등록된 것을 확인했다.
FIRSKY는 중국 후베이에 ‘100% 출자’한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자회사 감사로 근무했던 인물은 미국 법원에서 유죄를 받은 Amarvel의 임원과 동명이인이었다. 또한 FIRSKY가 운영한 온라인 사이트의 영업 담당자가 Amarvel 관계자와 동일한 SNS 계정을 사용했고, 게시한 공장 사진 역시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유럽의 유명 조사기관인 벨링캣(Bellingcat)은 “FIRSKY와 Amarvel은 실질적으로 동일 조직으로 봐야 한다”고 검증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정부는 펜타닐 문제를 두고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에 책임을 묻고 있으며, 지난 2월 이후 펜타닐 관련 품목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일본이 펜타닐의 밀수 경유지로 드러날 경우, 일본도 미중 무역 갈등의 ‘부수적 피해국’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