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의 여파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춰 잡았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0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성장률을 지난 1월 발표한 2.7%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한 2.3%로 제시했다. 세계은행은 “무역 갈등 고조와 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2.8%의 절반 수준인 1.4%로 전망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관세 전쟁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세계은행은 내년 미국의 성장률은 1.6%로 소폭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4.5%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하락했지만, 1월 전망치와 동일하게 유지됐다. 관세 전쟁의 타격이 중국보다는 미국 경제에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분석이다.
유로존과 일본도 각각 올해 0.7%, 내년 0.8%의 저성장 전망을 유지했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올해 4.5%에서 내년에는 4.0%로 성장률이 더욱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주요국이 무역 긴장을 완화하고 관세 수준을 낮춘다면 글로벌 성장률은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관세가 절반으로 줄어들 경우 2025~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평균 0.2%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