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가 수뇌부의 사적 충성 강요와 권한 남용 논란으로 내홍에 휩싸였다. 내부 경호관들이 연판장을 돌려 김성훈 경호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연판장에는 현직 경호관은 물론 과·부장급 중간 간부의 약 70%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호처 창설 62년 만에 처음이다.
연판장에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직권남용, 부적절한 언행, 조직 사유화 시도 등 각종 비위 의혹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경호관들은 이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경호처를 ‘사병집단’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차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경호처는 대통령만을 위한 조직”이라고 발언한 점이 조직원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 차장은 경호관들에게 ‘인간방패’를 지시하며 수사기관의 진입을 막게 했고, 이 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1차 체포 당시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경호관은 인사 불이익을 받았고, 이후에도 김 차장은 자리를 지켰다. 과거 관례와 달리 경찰 통보 이후에도 직위 해제 없이 3개월 넘게 직무를 수행 중이다.
연판장에는 조직 정상화를 위한 자정 요구도 함께 담겼다. 경호관들은 “경호처는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을 생명으로 삼아야 하는데, 지금은 편향된 수뇌부에 의해 조직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위한 생일 헌정곡 제작 등 사적 행사가 일상화되면서 전문경호조직의 자부심은 바닥에 떨어졌다”는 내부 반발도 나왔다.
경호처는 국가의 최고 존엄을 보호하는 최후의 방패다. 그 방패가 사사로운 충성 경쟁의 도구로 변질된다면 국민 신뢰는 무너진다. 정권을 떠나 모든 대통령을 경호하는 공조직으로서의 위상 회복을 위해 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전면 쇄신이 불가피하다. 정치적 중립성과 직업윤리에 입각한 조직 정상화만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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