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과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하자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SBS는 28일 서울 목동 사옥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출석 의결권 주식 98.7%의 찬성으로 최 전 차장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해당 직책은 경영 감시와 견제 기능을 수행하는 감사위원 직을 겸한다. 현재 SBS 지분은 지주사 TY홀딩스가 36.9%, 국민연금이 13.9%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6.1%는 기타 소액주주 지분이다.
최 전 차장은 국정원 재직 시절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인물로, 대법원에서 직권남용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형벌은 면제됐으나, 범죄 사실 자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날 주총에 앞서 SBS 노동조합은 1층 로비에서 손팻말 시위를 벌이며 강하게 반대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조기호 본부장은 “범죄자가 무슨 준법 경영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냐”며 “정권의 블랙리스트 작성을 도운 전력으로 볼 때, 대주주와 경영진 이익에 복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방문신 SBS 대표이사 사장은 “후보군 중 최 전 차장이 조세, 증권, 불공정거래 분야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인터뷰를 통해 검증했고 블랙리스트 관련 문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소명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문제 하나로 개인의 삶 전체를 악인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블랙리스트로 인해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피해를 입었고, 그 조력을 위한 정보 활동을 최 전 차장이 지시했다”며 죄질이 무겁다고 명시했다. 또한 국정원 내부 보고 절차를 거쳐 문체부에 확정 명단이 통보됐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을 명확히 했다.
노조는 주총 전부터 구호 없이 손팻말을 든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최 전 차장은 통화에서 “입장을 협회보 등을 통해 밝힐지 고민 중”이라며 사퇴 요구에 대해 말을 아꼈다. 주총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외이사는 보통 참석하지 않는 관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BS는 이날 최 전 차장 외에도 임환수 삼일회계법인 상임고문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임명하고, 방문신 사장을 재선임했다. 최태환 편성·사업본부장, 김동호 경영본부장도 새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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