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의 진상을 파헤쳐 온 일본 역사학자 야마다 쇼지 릿쿄대 명예교수가 지난 15일 흡인성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일본 아사히신문은 27일자 보도를 통해 야마다 교수가 도쿄에서 별세했으며, 생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을 비롯한 일제의 역사 왜곡 문제를 추적해 온 대표적인 학자였다고 전했다.
고인은 1929년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나 릿쿄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1962년부터 30여 년간 해당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64년 한일회담 반대운동에 참여하면서 재일 한국인 문제와 식민지 지배의 역사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70~90년대에는 한국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재일 동포 인권 문제에도 목소리를 내는 등 일본 내 진보 지식인 사회에서 활동해 왔다.
대표 저서 간토대지진 때의 조선인 학살과 그후(2003)에서 그는 간토대지진 직후 일본 사회가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6,000여 명을 학살한 사실을 고발했다. 해당 저서에서 야마다 교수는 일본 정부뿐 아니라 일본 국민 전체가 이러한 학살과 역사 왜곡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 파장을 일으켰다.
퇴임 당시 청중으로부터 “당신은 일본 국민이 아니다”라는 야유를 들을 만큼, 그는 일본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비판자로 평가받았다.
야마다 교수는 독립운동가 박열의 부인을 조명한 가네코 후미코(1996), 식민지 지배·전쟁·전후의 책임(2011), 전국전몰자추도식 비판(2014) 등 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전쟁 범죄를 다룬 저작들을 다수 남겼다.
그의 학문적 유산은 정치권에서도 언급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023년 페이스북을 통해 야마다 교수의 저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에 대한 일본 국가와 민중의 책임(2008)을 인용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당시 총리가 만찬한 장소가 학살지와 불과 20여 분 거리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야마다 교수의 학문은 일본 내 역사인식의 한계를 비판하는 동시에, 피해자와 진실을 향한 연대의 기록으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