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 중한 간 선린우호와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디커플링을 반대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국의 대중 견제 강화 흐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왕 부장은 21일 도쿄에서 열린 제11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조 장관과 별도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한국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한은 항상 선린우호 관계를 견지해왔다”며, “중한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라고 말했다고 중국중앙TV(CCTV)가 22일 보도했다.
특히 그는 “중한은 모두 자유무역의 수혜자이자 수호자로,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괴롭힘 행위에 직면해 있다”며, “양국은 ‘작은 마당, 높은 벽’에 맞서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망의 안정성을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을 맞아 2단계 협상 가속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왕 부장은 “FTA 2단계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담에서는 역사 문제와 문화 교류, 고위급 교류 확대 등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왕 부장은 “올해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승리와 한반도 광복 80주년이 되는 해로 양국 모두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역사는 교과서로, 우리에게 경고와 깨우침을 준다”고 말했다.
이에 조 장관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성공 개최를 축하하며 “현대화 과정에서 중국이 끊임없이 성과를 이루길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또한 “한국은 현재 한중 관계 개선의 좋은 흐름을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APEC 등을 계기로 고위급 교류와 문화, 지방, 청년 등 분야별 교류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CCTV 등 중국 매체 보도에는 조 장관이 문제를 제기한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내 철골 구조물 설치와 한중 문화교류 복원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 역시 보도되지 않았다.
왕 부장은 같은 날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조태열 장관과 함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한중일 협력은 3국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증진해왔다”며 “중일한 협력이 심화되면 지역 국가들이 외부 도전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바른 역사 인식과 다자주의의 가치, 유엔 중심 국제질서 수호가 3국 협력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