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상품권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내각 지지율이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일본 아사히신문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5∼16일 진행된 조사에서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은 26%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40%)보다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해당 신문의 월례 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출범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일본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30%를 밑돌 경우 총리 퇴진 위기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75%는 이시바 총리 측의 상품권 제공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문제가 아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23%에 그쳤다. 그러나 이 문제로 인해 이시바 총리가 사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이 60%로 ‘그렇다’(32%)를 크게 웃돌았다.
다른 주요 언론사의 조사에서도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은 일제히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도 성향의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전월보다 7%포인트 하락한 23%를 기록했으며,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도 전월 대비 8%포인트 하락한 31%로 집계됐다.
특히,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이시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58%로, 전월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이시바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26%), ‘정책을 기대할 수 없다’(26%), ‘이시바 총리에게 지도력이 없다’(19%) 등이 꼽혔다.
응답자들의 46%는 ‘야당 중심의 정권 교체’를 희망한다고 밝혔으며, ‘자민당 중심의 정권 유지’를 원하는 응답자는 36%에 불과했다.
이번 스캔들의 발단은 이시바 총리가 지난 3일 집권 자민당 초선 중의원 15명에게 1인당 10만엔(약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총리 사무소 직원을 통해 전달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이시바 총리는 이에 대해 “초선 의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기념품 대용으로 제공한 것”이라며 “사비로 마련한 것이며, 의원 대부분이 즉시 반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일면서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