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산하 센터에서 발생한 5억 원대 횡령 사건의 배경에 내부통제 부재와 허술한 금전 출납 방식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원의 금전 관리 시스템은 여전히 구식의 인편 방식에 의존하며, 이는 내부통제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
인터넷뱅킹 대신 인편 입출금… 내부통제는 사실상 ‘실종’
제주연구원의 금전 출납은 여전히 인터넷뱅킹이 아닌 인편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출납 담당자가 은행 전표 작성 후 직접 은행을 방문해 자금을 인출하거나 입금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이러한 허술한 운영으로 인해 내부에서의 자금 흐름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A센터 회계 담당자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총 29차례에 걸쳐 5억 3,700여만 원을 횡령했다. 그는 입출금 전표와 입금의뢰서를 위조해 직접 은행에서 돈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산 지연과 부정확한 보고… 구조적 문제 드러나
감사에서는 결산 업무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A센터는 일부 월의 결산을 아예 실시하지 않았고, 일부 결산은 수개월 뒤에야 이루어졌다. 특히, 결산 자료와 실제 통장 잔고가 맞지 않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지난해 결산 보고에는 사업비 집행 잔액이 3천만 원 이상 남아 있다고 기재됐지만, 실제 계좌에는 100만 원도 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는 연구원이 금전 관리와 결산 과정에서 기본적인 점검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감사위, 내부 통제 강화 및 기관경고 권고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제주연구원에 강력한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을 권고했다. 자금 출납 시 별도의 승인 절차를 도입하고, 센터별 결산 자료와 통장 잔고를 주기적으로 비교·점검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도 감사위는 제주도지사에게 제주연구원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를 내릴 것을 권고했으며, 연구원에는 출납 및 회계 관리를 체계화하고, 은행 출금 시 결재자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등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제주연구원의 이번 사건은 관리 소홀과 내부 통제 부재가 초래한 결과로, 이를 통해 공공기관의 회계 투명성과 시스템 혁신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