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자동차판매협회가 발표한 연료별 판매량에 따르면, 2022년 일본 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42%에 불과한 3만 1,600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 16만 4천 대의 전기차가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일본 시장에서 전기차의 입지는 여전히 약하다.
일본 전기차 부진의 이유와 변화 조짐
일본 전기차 시장 부진의 원인은 일본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하는 전략에 있다. 이러한 전략은 전기차 모델의 선택지를 줄이며 일본 내 전기차 판매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에 따라 외국 자동차 업체들은 공격적인 전기차 출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 노력했지만, 최근 일본 정부가 발표한 2024년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기준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2024년 보조금 정책의 변화와 영향
2024년도 일본 정부의 청정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규모는 1,291억 엔(약 1조 1,401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지급 기준이 대폭 변경되면서 해외 자동차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충전기 수, 정비 제휴 공장 수, 정비 인력 육성 등 추가 조건이 반영되면서 보조금 지급액이 기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준 65만 엔(약 575만 원)에서 45만 엔(약 398만 원)으로 30% 이상 보조금이 줄어들었다. 이는 일본 대표 업체인 토요타와 닛산이 최대 보조금인 85만 엔(약 1,633만 원)을 받는 것과 대비된다.
해외 브랜드들의 위기
현대차뿐만 아니라 BYD, 포르쉐, 재규어 등 여러 해외 업체들이 큰 손해를 입었다. BYD는 보조금이 65만 엔에서 35만 엔(약 309만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포르쉐는 52만 엔에서 20만 엔(약 177만 원), 재규어 I-PACE는 12만 엔(약 106만 원)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보조금 삭감은 해외 브랜드들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며, 일본 시장에서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현대차, 일본 시장에서의 대응 전략은?
현대차는 2008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가, 2021년 아이오닉 5를 통해 재진출하며 코나를 추가로 출시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입차 시장은 여전히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릴 만큼 외국 브랜드에 불리한 환경이다. 이번 보조금 정책 변화로 인해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서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로운 보조금 기준에서 일본 정부는 정비망 제휴로 평가를 보완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일본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가능성은 낮다. 현대차는 이러한 난관 속에서 일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