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 표현을 포함시키며 양국 외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오늘(12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1세.
경기도 화성 출신인 박 전 수석은 서울 중동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1978년 제12회 외무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외교부에서 동북아 1과장과 아시아태평양국장을 역임했으며, 주싱가포르대사,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등 외교 요직을 거쳤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임하며 국내 정치와 외교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특히 박 전 수석은 1998년 동북아 1과장 시절,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서 일본 측의 사죄를 포함시키기 위해 강력히 설득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선언에는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하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는 일본의 반성과 사죄가 공식 외교 문서에 명시된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는다.
유족으로는 부인 손현진 씨와 1남 1녀가 있다. 박 전 수석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