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전력사용이 치솟으면서, 일본 정부가 ‘전력수급 주의보‘를 사상처음으로 발령했다. 전력 수급 불안이 심화되면서 원전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7일 오후 4시 30분∼5시 사이 수도 도쿄 일대의 전력 예비율이3.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력수급 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 5월 전력 조기경보제도 도입 이후, 첫 발령이다.
주의보는 전력예비율이 5%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경산성은 전력회사가 화력발전의 출력을 늘리는 등 전력 공급 능력을 확대하기로 했으나 전력 수급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우에 따라선, 주의보를 경보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덧붙였다. ‘전력수급 경보‘는 전력예비율이 3%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을 때 내려진다. 기업에 대해서도 사용 제한령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군마현 이세사키시의 낮 최고 기온이 36.8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11개 지점의 관측치가 36도를 웃돈 것으로 집계했다. 또 이번주 거의 내내 일본 열도가 35도 안팎의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도쿄소방청은 25∼26일 이틀간 열사병으로 추정되는 환자를 200명 이상 구급 이송했다.
때이른 더위에 전력사용량은 증가하는데,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력당국의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화력발전, 재생에너지 만으로는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기준 일본의 전체 전력 공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6%에 불과하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발생 전에는 원전이 전체 전력원의 약 30%였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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