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세계 최초로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을 도입한 시점과 맞물려 전담팀을 신설, 수율(합격품 비율)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첫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차세대칩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 공급을 직접 챙겼다.
19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삼성전자는 이달 초 파운드리 사업부의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3나노 GAA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자릿수 규모인 TF의 수장은 상무급 임원이 맡았다. 삼성전자는 2~3세대에 걸쳐 다수의 연구개발(R&D)을 동시에진행한다. 파운드리도 3나노 GAA 공정에서 1세대인 3GAE와 내년 양산 예정인 2세대3GAP를 같이 연구하고 있다. 1세대 GAE의 E는 얼리(Early)를, 2세대 GAP의 P는 플러스(Plus)를 뜻한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신기술로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개 면을 늘려 전력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3나노 공정으로 제작된반도체는 5나노 대비 칩 면적은 35% 줄이면서 성능과 배터리 효율은 각각 15%와 30% 더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는 현재 3나노까지 기존 핀펫 방식을 쓰고, 2026년께 2나노부터 GAA를 적용할 예정이다. 2위인 삼성전자는 TSMC보다 먼저 GAA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포부다. GAA 공정을 얼마나 빨리 안착시키느냐에 따라 모바일,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전장, 사물인터넷(IoT) 등 고성능·저전력을 요구하는 차세대 시장을더 많이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나노의 벽은 쉽게 정복되지 않고 있다. 양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3나노 칩을 생산해 납품하려 했지만, 두 곳 모두 수율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3나노 GAA TF를 신설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며“우선 차세대 엑시노스나 갤럭시 전용 칩 등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적용해 수율을 점차 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