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이 8일 나란히 새 주일, 주한 대사를 임명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위안부 손해배상 판결이 더해지면서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양국의 소통채널로서 두 대사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 정부는 이날 스가 요시히데 총리 주재 각의(국무회의)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이스라엘 대사(61)를 주한 일본대사로 발령하는 인사를 냈다. 도미타 고지 주한 대사(63)는 지난달 25일 주미 대사로 전보됐다.
아이보시 대사는 과거 주한 일본대사관 1등 서기관(1999년 부임), 공사(2006년)로 두 차례 한국에서 근무한 바 있어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발령이다. 공교롭게도 첫 근무는 김대중 정권 때였으며, 두번째 근무는 노무현 정부, 세번째는 문재인 정부로 모두 한국의 진보정권과 연을 맺게 됐다.
그는 과거 “한국 문화에 흠뻑 빠졌었다“고 고백할 정도 ‘한류팬‘으로 알려졌으며,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고시마현 출신으로 1983년 도쿄대 교양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해 외무성에 들어갔다. 외무성 영사국장을 거쳐 2018년 7월부터 주이스라엘 대사를 맡았다. 주로 프랑스어권에서 근무했으나 과거 두 차례 한국 근무를 통해 한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외교부도 이날 강창일 전 국회의원(69)을 주일 대사에 공식 임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지난해 11월 강 대사의 내정을 발표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강 대사는 지난해 말 일본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외교사절 파견에 대한 주재국의 동의)을 받아 이달 중 부임한다. 한·일 양국이 상대국 대사를거의 동시에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정치권의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히는 강 대사는 제주 오현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일본 동경대에서 동양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에서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배재대 일본학과 교수를 거쳐 일본 동경대 문학부 객원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일본에서만 10년가까이 체류한데다 한·일 의원연맹 회장으로 활동, 일본 정가와 소통채널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사는 공식 임명 절차가 완료된 이날 “지금 최악의 상태인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한·일 양국과 국민을 위해 서로 좋은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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