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시가총액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마침내 2조달러를 돌파했다. 시총이 2조달러에 도달한 미국 업체는 애플이 처음이다. 2018년 8월 1조달러 돌파 뒤 2년만에 시총이 2배로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이날 시총 2조달러 달성에 필요한 467.77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장중 최대 1.2% 오르며 467.97달러까지 올랐다.
비록 마감가는 전일비 0.1% 오른 462.83달러로 떨어져 마감가 기준으로는 2조달러 시총에 못미쳤지만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지난달 말 세계 최대 상장사였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사우디아람코를 제치고 시총 기준 세계 최대 업체가 된지 보름여 지나 또 다시 신기록을 세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붕괴로 애플 주가가 저점을 기록한 3월 23일 이후 2배 넘게 뛰었다.
2011년 고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어 애플 지휘봉을 잡은 팀 쿡의 경영이 애플을 탄탄한 궤도로 올려 놓았음이 입증됐다.
‘혁신가’였던 잡스와 달리 쿡 CEO는 ‘관리자’의 특성을 드러내며 애플의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했다.
쿡은 “혁신이 없다”는 비판 속에서도 앱스토어부터 애플 뮤직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부문을 강화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등 애플의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데 성공했다.
애플은 코로나19 위기로 고전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2·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비 11% 급증하며 600억달러에 육박했고, 순익은 112억5000만달러로 뛰는 깜짝실적을 공개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재구축하는데도 성공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문을 연 ‘시총2조달러 클럽’에는 조만간 다른 기술 업체들이 속속 합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코로나19 이후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시총 2조달러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동안은 애플의 독주가 불가피해보인다.
아마존과 MS는 현재 시총이 약 1조6000억달러,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은 1조달러 수준이다.
페이스북 시총은 7600억달러로 1조달러에도 못미치고 있다.
한편 기술주와 나머지 업종간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애플을 포함한 이들 5대 대형 기술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년전 12%에서 지난 7월말 현재 25% 수준으로 급격히 뛰었다.
기술주 움직임에 따라 전체 주가 지수가 흔들리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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