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유권자 절반은 코로나19로 인해 내년 7월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재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신문이 29일 발표한 도쿄도지사 선거과 관련된 전화 여론조사(1030명)에서 응답자의 27.7%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2022년 이후로 개최 시점을 한 번 더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은 24.0%였다. 응답자의 51.7%가 올림픽 취소, 연기를 주장한 것이다.
반면 예정대로 내년 여름에 올림픽을 개최하자는 의견은 15.2%, 간소화하거나 무관중으로 하자는 의견은 31.1%였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의 60%가 예정대로 내년에 개최하자는 입장인 반면, 40대 이상은 취소와 재연기가 60%를 넘었다. 세대별로 코로나 확산 위험에 대한 인식차가 뚜렷하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이미 한 차례 연기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내년에 개최하지 못하는 경우 재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이미 한 번 미룬 올림픽을 재연기 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여타 국제스포츠 행사 등과의 일정 조정, 비용, 선수들의 피로감 누적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 현 도쿄도지사는 도쿄올림픽 개최 준비를 계속한다는 구상인 반면,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지원하는 우츠노미야 겐지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이나, 레이와 신센구미의 야마모토 다로 대표는 대회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5일 투표가 실시되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현 고이케 지사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도쿄신문을 비롯해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이케 지사는 당선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 후보들이 도쿄올림픽 취소공약을 내세우고 있으나, 그다지 득표로까진 연결되지 않을 모양새다. 자민당 지지층의 약 70~80%가 고이케 지사를 지지하고 있으며, 야당 지지층 일부도 가세했다.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유권자들이 새 인물에 대한 ‘모험’보다는 기존 인물을 통한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 강중모 기자
저작권자(C)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