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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급랭했다. 제조업, 비제조업 모두 체감지수가 추락하고 있다. 체감경기는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제조업 업종별로는 자동차업종이,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타격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업 소비위축으로 비제조업 경기지수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3월 31일 발표한 ‘2020년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3월 전 산업의 업황실적 BSI는 전월보다 11포인트 하락한 54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2월(52) 이후 11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낙폭은 지난 2003년 1월 관련 통계작성 이후 최대다. BSI란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설문조사에서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업체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연말 연초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개선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1월 말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기업들의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모습이다.
업종별로 보면 3월 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56으로 9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009년 3월 56 이후 가장 낮다. 기타기계•장비가 반도체 설비 및 운송장비 설비 수주 감소의 여파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완성차업체 부품수급 차질, 자동차 부품 판매부진 등으로 자동차도 15포인트 하락했다. 건설의 부진 여파에 1차금속도 11포인트 떨어지며 부진했다.
제조업 중 기업규모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업황실적 BSI를 보면 중소기업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 대기업은 65로 전월 대비 7포인트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은 46으로 12포인트나 떨어졌다. 지수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수준이다.
기업형태별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업황실적 BSI는 각각 9포인트, 10포인트 하락하면서 모두 충격을 크게 받았다.
3월 비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도소매업(-14포인트)과 정보통신업(-21포인트), 전문•과학•기술(-20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떨어진 53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도소매업은 소비 등 내수부진, 정보통신업은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주 감소, 전문•과학•기술은 건설 설계 및 감리 수주 감소, 광고대행 수주 감소 등의 영향이었다.
부정적인 기업들의 심리는 다음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전 산업 업황전망 BSI는 53으로 전월 대비 16포인트나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전월 대비 15포인트 하락한 54로 예상됐다.
비제조업 업황전망 BSI도 16포인트 떨어지면서 52로 나타났다.
아울러 전반적 경제심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ESI는 전월 대비 23.5포인트 급락한 63.7을 기록했다.
파이낸셜뉴스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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