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무역협상 진전·주가 상승 영향
주택가격전망 8개월 연속 상승
내년 민간소비 소폭 개선 전망
미·중 무역협상 진전과 이에 따른 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심리 낙관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현재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내년 소비개선이 경기의 안전판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택시장에 대한 심리가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직전 수준까지 상승한 점은 우려된다. 심리 상승이 실제 주택거래 활성화로 연결된다면 가계 부채와 이자부담 확대로 연결되면서 오히려 소비를 억누를 수 있다.
■반가운 소비지표 개선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9로 한 달 전보다 2.3포인트 올랐다.
CCSI는 가계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표준화한 것이다. 기준치 100을 상회한다는 것은 과거(2003년 1월~지난해 12월) 평균치보다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얘기다.
올해 들어 CCSI는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이었다. 지난 4월 한차례 100을 넘긴 것 외에는 10월까지 모두 100을 하회했다. 추세로 보면 지난 8월 92.5로 연저점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며 이달 100을 넘겼다.
한은 관계자는 “CCSI가 100을 넘겼는데 상승요인을 보면 미·중 무역협상과 주가 및 경기지표 등이었다”며 “이런 요인들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심리가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행지표 성격이 있는 심리지표가 상승하자 실물지표에서도 반등하는 모습이 보인다. 전년동월 대비로 소매판매액지수 상승률을 보면 지난 7월 -0.3%로 부진했던 것이 8월에 4.1%, 9월에 3.3%로 상승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민간소비 측면에서 개선이 이어진다면 내년 경기의 안전판 역할을 소비가 할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소비 비중은 48%(2018년 기준)에 이른다. 그만큼 민간소비의 개선 흐름 지속이 대내외 성장 하방 압력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부동산 쏠림 우려 커
이에 따라 연구 기관들은 전반적으로 내년 민간소비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이 올해 단행한 2차례의 금리인하와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 등의 영향을 고려해서다.
그럼에도 소비개선이 소폭에 그친다고 보는 이유는 소비를 뒷받침할 가계소득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에 있다. 가계소득 증가는 양질의 안정적 일자리가 확대돼야 한다. 하지만 내년도 성장 개선 전망이 크지 않아 고용시장 개선도 제한적일 것으로 기관들은 관측한다.
더구나 소비가 부동산에 집중된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주택가격전망 CSI를 보면 8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이달 120을 기록했다. 지수 수준은 9·13 부동산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9월 조사(128) 결과 이후 최고치다. 가계의 소비가 부동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소비가 부동산에 집중되면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이는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을 확대해 다시 소비를 억누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도 경제전망에서 “민간소비는 소비심리가 개선되겠으나 국내총소득(GDI)이 낮은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될 수 있으나 가계의 원리금 상환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뉴스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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