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제공
양국 경색국면 타개 물밑접촉 활발
강경화-日신임 외무상 첫 회담서
진전 없지만 소통 노력에 공감대
내달 일왕 즉위식 관계개선 분수령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한•일 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10월 해빙 무드’ 조성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양국간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는 양국 정상의 만남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내달 22일에 있을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이 유력한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여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경색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물밑 접촉을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양국 정상간 만남은 물론이고 눈에 띄는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무단에서의 협상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남관표 일본주재 한국대사도 전날 일본 도쿄 히비야공원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 개회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한국 정부는 물론이지만, 일본 정부도 함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남 대사는 또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신임 외무상의 최근 첫 회담에서 현안의 진전이 별로 없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양국 장관이 처음 만나서 각자의 입장을 확인하고 상견례를 한 것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것은 없다”며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강 장관도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모테기 외무상과 회담을 가진 뒤 “한일 현안에 대해선 서로 간의 입장을 반복하고 확인했다”면서도 “외교 당국 간에 허심탄회한 소통을 이어가자,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양국간 분위기는 문 대통령이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일본 언급을 자제한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당초 청와대는 기조연설에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 등에 대한 언급 여부를 놓고 고민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일본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과거사 인식과 수출 규제를 에둘러 비판하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선으로 기조를 정했다.
양국 관계에 조금씩 훈풍이 풀기 시작하면서 내달말로 예정되어 있는 일왕 즉위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당초 ‘일본통’인 이낙연 국무총리의 참석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양국 관계 개선이 급속도로 진전될 경우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설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의 공식 초청에 문 대통령이 응하고, 두 정상이 다시 손을 맞잡으며 양국 관계 정상화를 알리는 시나리오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1990년 11월 아키히토 일왕의 즉위식 때는 당시 강영훈 총리가 파견됐다.
이 총리는 지난 27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일왕 즉위식에) 누가 갈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이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들을 철회하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파이낸셜뉴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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