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일본수상관저 공식 트위터( https://twitter.com/kantei)
지난 2017년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이후 별도의 양자 무역 협정을 논의하던 미국과 일본 정상들이 25일(현지시간) 농산물과 산업재 시장을 개방하는 제한적인 협정에 서명했다. 내년 대선을 앞 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협정이 미 농가에 큰 이득이라며 점차 협상 분야를 넓히겠다고 밝혔고, 일본측은 트럼프 정부의 보복관세 위협에서 벗어났다고 안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 경제규모 1위인 미국과 3위의 일본 정상은 유엔 총회 참석차 미 뉴욕을 방문한 가운데 이날 정상회담을 열고 새로운 무역 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돼지고기, 밀, 치즈, 옥수수 그 외 다양한 상품에 부과되던 일본의 관세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양국 모든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합의가 되었다. 이번 협상이 양국 경제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TPP에 함께 속해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돌연 TPP에서 탈퇴하면서 관계가 복잡해졌다. 미국은 일본에게 독자적인 FTA를 맺자고 요구했으며 이번 합의를 통해 무역에서 다른 TPP회원국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로 했다. 협정에 따라 일본은 29억달러(약 3조4768억원) 규모의 미국산 소•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아몬드와 호두 등 13억달러어치 농산물에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치즈와 와인 등 30억달러 규모의 다른 상품에 붙는 관세는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미국은 그 대가로 일본산 기계, 증기터빈, 자전거, 오토바이 부품, 악기 등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줄이거나 없애기로 했다. 양국은 동시에 비디오나 음악, 소프트웨어 등 전자적으로 전송되는 디지털 콘텐츠에 관세를 붙이지 않는 조항을 협정에 추가했다.
다만 일본은 이번 협정에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보복관세를 붙이지 않는다는 명시적인 조항을 넣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WSJ는 이에 대해 양측이 공동성명에서 “양측이 해당 협정의 정신에 반하는 행동을 자제한다”는 내용을 넣었다며 미국이 암묵적으로 보복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경이로운 새 미•일 무역 합의의 첫 단계”라며 “상당히 가까운 시일 내 더 많은 것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해 기준 일본과 무역에서 670억달러의 적자를 봤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새 협정으로 인해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뉴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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