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전방위 대응에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급제동이 걸렸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8원 내린 1,449.8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약 한 달 반 만에 1,440원대로 내려앉았고, 일일 하락 폭으로는 2022년 11월 이후 3년1개월 만에 가장 컸다.
환율은 장 초반 1,484.9원으로 출발해 연고점을 위협했으나, 개장 직후 외환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 메시지가 전해지며 급락했다. 장중 낙폭을 키우며 한때 1,449원 초반까지 밀린 뒤 그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당국은 이날 시장 개장 전부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강한 신호를 보냈다. 개장과 동시에 원화의 과도한 약세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내고, 종합적 정책 실행 능력을 강조하는 경고를 이어갔다.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수급 대책과 심리 안정에 초점을 맞춘 대응으로 해석된다.
정책 신호와 함께 수급 요인도 환율 하락을 뒷받침했다. 해외 주식을 매도해 국내 주식에 투자할 경우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발표되며 자금 유입 기대가 높아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로 전환했다.
대외 여건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며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났고, 엔화 역시 강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0원대로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메시지 강도가 환율 방향성을 단기적으로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연말을 앞둔 글로벌 금리와 자본 이동, 지정학 변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변동성 관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