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현지에서 온라인 사기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전세기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됐다. 이번 송환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범죄자 송환 작전으로 기록됐다.
이들을 태운 대한항공 KE9690편은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을 출발해 5시간 20분 만인 오전 8시 35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국적기 내부가 대한민국 영토로 간주되는 점을 이용해, 경찰은 기내에서 체포영장을 바로 집행했다.
64명 전원은 착륙 직후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호송됐으며, 경찰은 190여 명의 호송 인력을 전세기에 함께 탑승시켜 경비를 강화했다. 송환자는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 1명 ▲강원 원주경찰서 1명 등으로 분산 수사된다. 공항에는 특공대와 기동대가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들은 대부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웬치(Wench)’로 불리는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연애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현지 단속으로 붙잡힌 59명과 스스로 신고한 5명이 포함됐다. 일부는 인터폴 적색수배자 신분으로 확인됐다.
이번 송환 작전에는 경찰관 외에도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탑승해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범죄단지에서 감금된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범죄 가담자로 확인돼, 피해 여부와 가담 경위를 면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 내 이른바 ‘태자단지’라 불리는 지역에서는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외교부와 경찰청 합동으로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해 대응 중이며, 향후 유사 범죄 근절을 위한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