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의 정부 및 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첨단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5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TED)’에는 각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게이단렌 관계자와 도요타자동차, 소니, NEC 등이 참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AI), 전장, 반도체, 에너지 등 첨단산업 전반의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작년에는 대중국 관계와 한미일 협력의 틀을 논의했다면 올해는 기술·통신·에너지 등 폭넓은 주제가 논의됐다”며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전 관세 문제의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일본 재계와의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며 미래차 분야, 특히 수소와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도요타그룹과의 실질적 협력 가능성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미·일 재계 인사들과 AI 반도체 및 전장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5000억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화했으며, 이번 대화에서도 AI 인프라 협력 확대를 모색했다. 또한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과의 기술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미국 내 전력 및 송전망 분야 협력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갔다.
한편,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한 빌 해거티 상원의원(공화)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한국 조선업 제재는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리스크”라며 “3국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제대화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첫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됐으며, 한미일 3국의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동북아 경제안보 협력의 실질적 틀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