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롭게 도입한 성과연동 주식보상(PSU·Performance Stock Unit) 제도가 단순한 인사 혁신을 넘어 이재용 회장의 ‘주주가치 제고’ 철학이 구체화된 결과로 평가된다. 주가 상승률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장기 성과와 개인의 보상을 직접 연동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CL1~2(사원)에게 200주, CL3~4(간부)에게 300주씩의 자사주를 약정하고, 3년 뒤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최대 두 배까지 지급할 방침이다. 2028년 10월 13일 기준 주가가 현재보다 두 배가 되면, 사원은 400주, 간부는 600주를 받게 된다. 현 시세 기준으로 간부급은 약 1억원 수준의 보상을 받게 된다.
국내 임직원 12만8000명 전원이 참여할 경우 총 6400만주 이상이 필요하며, 회사는 필요 시 자사주 추가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곧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제도는 지난해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 초 임원 성과급(OPI)을 주가와 연동하도록 개선한 조치와 궤를 같이한다. 삼성전자는 OPI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고, 주가가 하락할 경우 보상 수량이 줄어드는 구조를 적용해 ‘주가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 내년부터는 일반 직원도 OPI 중 일부를 주식으로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신뢰 기반의 주주 경영’과 ‘인재 중심 조직’을 강조해왔다. 그는 “임직원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밝혀왔으며,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환경 속에서 중장기 성과 창출을 위한 실질적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유 자사주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경우 추가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PSU는 주주와 임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제도”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연이은 자사주 매입과 주식보상 정책은 단기 주가 부양책이 아니라, ‘성과 공유와 신뢰 경영’이라는 장기 비전의 실현 단계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