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7일 오후 5시, 충북 영동에서 열리고 있는 ‘영동세계국악엑스포’ 주무대가 특별한 무대로 변했다. 한류 열풍의 뿌리와 한일 우정의 교차점에 서 있던 재일한국인 국악인들의 100년 발자취를 기리는 공연 ‘바다를 건너 뿌리를 지킨 예인들’이 펼쳐졌다.
이번 무대는 민영치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일제강점기와 전후 격동의 세월 동안 고국의 전통음악을 지키며 일본 땅에서 가르치고 전승한 재일국악인들의 삶을 예술로 재현했다. 일본으로 건너간 이후에도 가야금과 장구, 판소리의 맥을 잇고 제자들을 길러낸 그들의 노력은 한일 양국 음악 교류의 초석이 됐다.
공연은 1920~30년대 일본 유학길에 오른 국악 청년들의 모습으로 시작해, 전쟁과 분단 속에서도 민족음악을 지켜낸 2세·3세 국악인들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특히 일본 각지의 재일동포 예술단체가 보존해온 장단과 선율이 무대에서 생생히 울려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민영치 감독은 “한 세기 동안 재일동포 예인들이 다리 역할을 하며 지켜낸 국악의 정신은 오늘날 한류와 국악 세계화의 밑거름”이라며 “이번 무대는 그들의 헌신과 우정을 후대에 전하고 싶어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국악이 단순한 전통음악을 넘어 한일 양국을 잇는 문화적 유산임을 다시금 보여주며, 양국 간 새로운 교류 100년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