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였던 이태준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주몽골 대한민국 대사관과 몽골 한인회 공동 주관으로 9월 4일 열린 개관식에는 최진원 주몽골 대사, 조정식 국회의원, 나치만 몽골 국가보훈부 보훈문화정책관, 조윤경 몽골 한인회장, 조근제 함안군수, 김동균 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양국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관은 2001년 몽골 정부가 무상으로 제공한 울란바타르 시내 ‘이태준 기념공원’ 부지에 신축됐다. 총 19억6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으며, 기존 목조건물을 대신해 전시와 교육이 가능한 현대식 공간으로 꾸며졌다.
전시관에는 AI로 복원한 이태준 선생 영상, 한·몽 교류사를 다룬 디지털 전시관, 독립운동 지원과 의료 활동 기록물이 마련됐다. 이를 통해 이 선생이 남긴 독립정신과 인도주의적 업적을 소개한다.
1883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이 선생은 1911년 세브란스의학교를 졸업하고 1914년 울란바타르에 정착해 ‘동의의국’을 개원했다. 그는 몽골 사회에 근대 의술을 전파하며 신망을 얻었고, 항일지사들에게 숙식과 자금을 지원했다. 김규식 선생이 파리강화회의에 파견될 때 독립자금을 마련해 준 것도 그였다.
또한 몽골 마지막 황제 복드 칸의 어의를 지냈으며,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최고 등급의 몽골 국가훈장을 받았다. 한국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최진원 대사는 “수교 35주년을 맞아 개관한 이태준 기념관은 한·몽 관계의 뿌리를 되새기는 의미가 크다”며 “이 선생의 독립정신과 헌신이 오늘날 양국 우호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몽골 졸바야르 환경기후변화부 사무차관도 “이태준은 지금도 몽골 국민에게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국가보훈부는 앞으로 기념관이 한·몽 우호 증진과 독립정신 계승을 위한 사적지로 자리매김하도록 관리·운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