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에 이은 북한 4대 세습 왕조의 첫 여성 최고지도자로 내정됐다.
김 위원장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딸 김주애와 동행하면서 이같은 대북 전문가들의 평가가 쏟아졌다.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나온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베이징역에서 왕이 외교부장 등 중국의 고위급 인사들의 영접을 받을 때 김주애는 김 위원장 바로 뒤에서 수행했다. 이는 김주애가 북한의 2인자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선포한 셈이다.
이에따라 내년 1월에 북한 당대회에서 김주애의 4대 세습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12살에 불과한 김주애가 공식 직함을 받으려면 향후 7~8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후계자 내정 관문의 마지막 과정으로 마지막으로 형제국가의 전승절 행사까지 동행하여 형제국가에 신고식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내년 1월 예상되는 제9차 당대회에서 후계자 내정 확정을 양 교수는 내다봤다. 그렇지만 김주애의 후계내정이 남북관계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라고 양 교수는 평가했다. 김주애가 아버지 김 위원장이 추진한 핵보유국 및 적대적 국가관계의 헌법화,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와 러시아 파병 학습 등 대립과 대결만 경험했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의 특성상 최고지도자의 가족 공개는 우연이 아니라 철저한 계산된 행보로, 전승절 동행이 사실상 후계자 신고식이라는 평가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미래 지도자로 포장해 중국 시진핑뿐 만 아니라 러시아 푸틴 지도부에 사실상 알현 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북한 정권의 4대 세습을 인정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림수”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후계자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중국 방문이나 국제 행사를 통해 인정을 받는 패턴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김정은은 만 8세에 후계자로 내정됐지만 김정일이 김정은에게 충분한 외교수업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2018년에 북중,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 전까지 고립된 국가의 지도자로 남아 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이 이 같은 자신의 불행한 경험을 김주애에게 물려주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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