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경남 거제 저도에서 보내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휴가 기간에도 굵직한 현안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공식 하계휴가 기간은 4일부터 8일까지지만, 이미 3일부터 독서와 영화 감상을 병행하며 국정 구상의 시간을 갖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일련의 격전 속에서 체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당초 관세 협상 막바지에는 현지 보고를 위해 수면 부족이 이어졌고, 최근 워크숍에서 “이빨이 흔들린다”는 표현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휴가 이후 국내외 현안이 산적해 있어 편안한 휴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율 중인 한미정상회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2주 내 방미 일정을 언급한 뒤, 양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구체적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관세협상에 이어 안보 패키지 등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를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비 증액, 첨단 무기 도입 외에도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주한미군 역할 조정 방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국내 현안 중에서는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정치인을 포함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여권 내에서 조국 전 대표 사면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관세 협상 마무리 이후 실무 검토가 본격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협상에 매진하느라 사면 검토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휴가 복귀 후 구체적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오는 15일 열리는 광복 80주년 기념식과 ‘국민임명식’에서 내놓을 메시지에도 고심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정 대표는 당선 직후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추석 전 반드시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휴가 이후 이 대통령과의 첫 면담에서 개혁 입법의 속도와 방향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국적인 폭우 예보 등 위기 상황 관리도 빠질 수 없는 과제다. 이 대통령은 휴가 기간 중에도 수시로 보고를 받으며 재난 대응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