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상호 관세 부과를 앞두고 스코틀랜드에서 막판 통상 협상에 돌입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협상단의 유럽 일정에 맞춰 현지로 이동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통상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워싱턴DC와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회담한 직후 스코틀랜드로 이동했다. 미국 측 핵심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한 상황에서 협상 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다.
뉴욕 협상에서는 한국이 수십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제안해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조선업의 재건과 관련 산업 협력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5일부터 스코틀랜드에 머물며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을 병행하고 있어 협상 채널 단절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한국 측이 직접 유럽 현지로 이동해 추가 협상을 진행한 것이다.
대통령실도 이날 김 장관과 여 본부장으로부터 현지 보고를 받은 뒤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 장소는 스코틀랜드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협의는 미국 측과의 사전 조율을 거쳐 진행된 것으로, 조선업 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이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상황을 실시간 보고받으며 장관급 협상 진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부과 시한은 8월 1일로 불과 사흘 남은 만큼, 스코틀랜드 현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협상이 최종 타결되지 않을 경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조현 외무장관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각각 회담할 예정이어서 협상은 마지막까지 미국 본토와 유럽 양측에서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