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안전심판원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복원성 불량과 조타장치 고장, 화물 쏠림 등 선체 내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내인설’을 공식 결론으로 채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해심은 외력 개입 가능성에 대해 “선체 흔적 등 타당한 증거가 없다”며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여객선 세월호 전복사건 재결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6일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은 2014년 참사의 원인을 “복원성 부족, 조타기 이상작동, 부적절한 화물 적재 및 고박 미흡”으로 판단했다. 이는 2018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제시한 ‘내인설’을 국가기관이 처음으로 공식 채택한 사례다.
목포해심 재결서는 세월호가 일본에서 도입된 뒤 상부 증축으로 복원성이 약화됐고,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승인 화물량을 초과 적재한 상태에서 조타기의 고장으로 급선회하며 침몰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타장치의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현상이 사고 발생 직전 발생했다는 선조위의 판단을 그대로 인용했다.
반면 외력에 의한 침몰설은 단호히 배제됐다. 재결서에는 “외력의 결과로 단정할 수 있는 흔적이나 증거가 없다”며 “사고 원인으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명시됐다.
이번 결론에 따라 목포해심은 사고 관련자 징계를 확정했다. 선장 이준석과 항해사 등 핵심 승무원들에 대한 면허 취소 및 업무정지가 내려졌고, 선사 청해진해운에는 시정 명령이 내려졌다.
이번 재결서는 1심 절차에만 10년 7개월이 소요된 해심 역사상 가장 긴 사례다. 사고 초기 선체가 인양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해심이 내놓은 조사 결과가 신뢰를 잃자, 이후 출범한 선조위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모두 반영해야 했기 때문이다. 목포해심은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특별심판부를 구성해 2년여에 걸친 검토 끝에 결론을 내렸다.
청해진해운은 이번 재결서에 반발하며 즉각 중앙해심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준석 선장 등도 “징계 수위가 과하다”며 이의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해진해운은 사고 직후부터 선체 결함보다는 외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해 왔고, 명예 회복을 내세우며 각종 외부 원인설에 의미를 부여해왔다. 현재는 모든 사업을 중단한 채 제주도에 법인 주소지만 남아 있다.
정부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제기한 1,800억 원 규모의 구상권 청구 소송도 그간 침몰 원인에 대한 명확한 결론 부재로 지연돼 왔다. 이번 해심 결론이 법원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청해진해운의 책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결서가 그간 제기된 각종 음모론을 정리하고, 세월호 침몰에 대한 법적·사회적 정리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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