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2025 무역장벽보고서’에서 한국의 30개월 이상 월령 소고기 수입 제한 조치를 재차 지적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 관세’ 조치 발표를 하루 앞두고 공개돼 시점상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USTR은 보고서에서 한국이 2008년 한미 간 소고기 시장 개방 합의 당시 설정한 월령 30개월 미만 제한을 ‘과도기적 조치’로 규정하면서도, 해당 조치가 16년간 유지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이 월령에 관계없이 육포·소시지 등 가공육 수입도 금지하고 있다며 수입 규제를 확대 해석했다.
미국은 수년째 해당 문제를 지적해왔지만, 이번에는 ‘상호 관세’라는 강력한 무역 대응책을 앞두고 있어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이후 첫 무역장벽 보고서인 만큼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고서는 소고기 외에도 한국의 수입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약값 책정, 제약·의료기기 산업 관련 가격 및 변제 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무역 장벽을 함께 지목했다. USTR은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상 규제에 대해 ‘투명성 결여’ 문제를 언급하며, 수입차에 대한 형사 기소 가능성과 국산차와의 조사권 차이를 문제 삼았다.
또한 제약 분야에 대해선 정부 정책 변경 시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보건복지부의 혁신제약사(IPC) 인증 제도도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인증 여부에 대한 불투명한 설명과 이에 따른 세액 공제, 연구개발 혜택 차별이 미국 제약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한국의 화학물질 규제법령과 유전자 조작 식품(GMO)에 대한 엄격한 허가제도 역시 미국 농산품의 시장 진출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은 한국의 생명공학 규제가 과도한 검토와 자료 요구로 인해 바이오 기술 제품의 진입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간 무역 갈등의 불씨가 재점화되는 가운데, 향후 ‘상호 관세’ 발표가 실제 한국을 겨냥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