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현실화 임박…글로벌 증시 패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시행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는 모습이다.
31일(현지시간)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전일 대비 1,502.77포인트(-4.05%) 하락한 35,617.56으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만 자취안 지수도 4.20% 급락해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한국 코스피는 3% 이상 하락했다.
이어 개장한 유럽 주요 증시도 하락세로 출발했다. 오전 10시5분 기준 유로스톡스50 지수는 0.97% 하락한 5,279.75를 기록했다. 독일 닥스40은 0.88%, 프랑스 CAC40은 1.04%, 영국 FTSE100은 0.82% 각각 하락했다. 장 초반 1% 이상 급락했던 증시는 낙폭을 다소 줄였지만, 전반적인 하락 흐름은 이어졌다.
특히 미국발 관세 위협에 직접 노출된 업종 중심으로 낙폭이 컸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약 2%씩 하락했고,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는 3% 이상 떨어졌다.
올해 들어 10% 이상 상승했던 유럽 증시는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지난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전격 발표한 이후 미국과 아시아 시장과 함께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로스톡스50 지수의 연간 상승률도 7%대로 내려앉았다.
이날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아제이 라자디야크샤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위험자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며 “정치적 혼란과 무역전쟁이 지속될 경우, 세계 전역에서 경기침체가 현실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부터 미국이 다른 나라에서 부과받는 관세만큼 되갚는 ‘상호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와 철강뿐 아니라 클라우드 보안 인증제, 전기차 보조금 차별 등도 관세 보복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는 지정학과 지경학의 거대한 변화가 이틀 남았다”며 “유럽과 프랑스 입장에서는 이를 경제적 독립으로 나아가는 한 단계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처음 온스당 3100달러를 돌파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 19% 상승해 1986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금값 목표치를 3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