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국내 금값은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금시장에서 형성됐던 ‘금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국제 금값과의 괴리가 발생한 탓이다.
14일 오후 1시 50분(한국시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만기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0.26% 오른 2999.20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300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국제 금값은 13.26% 상승했으며, 올 3분기에는 온스당 35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맥쿼리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금값이 35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BNP파리바 역시 2분기 금값이 온스당 3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국내 금시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13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 금현물(99.99%) 1g은 13만9510원으로, 전일 대비 820원(0.5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근 한 달간 국내 금값은 14% 하락했다.
이 같은 국내 금값 하락은 금 프리미엄이 해소된 영향이 크다. 그간 국내 금 시장에서는 정치적 불안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금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20% 이상 높게 형성됐고, 일시적으로 조폐공사와 금 거래소가 골드바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국내 금값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국제 금값과의 괴리율도 정상화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 가격이 글로벌 금융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어 변동성이 커진 만큼,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금 가격은 중앙은행 수요와 글로벌 투자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