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필수의료 분야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해 의료진의 중과실이 없을 경우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족이 동의하면 사법처리를 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 적용을 확대하고, 별도 의료심의위원회를 신설해 중과실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심의 결과 기소 자제 권고가 나오면 수사당국이 이를 존중하도록 법제화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환자·시민단체들은 “피해자가 형사고소 없이도 울분을 해소할 수 있는 구조가 우선”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6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번 대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의료사고 판단 기준 강화…‘반의사불벌죄’ 확대 검토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진의 형사 책임을 줄이는 대신 중과실 여부를 중심으로 기소 체계를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환자 및 의료진 간 합의가 성립되면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반의사불벌죄’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현재는 단순 과실이라도 중상해가 발생하면 기소가 이루어지지만, 앞으로는 사망사고의 경우에도 긴급성과 구명 활동 등을 고려해 형량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와 함께 의료사고 수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필수의료 및 중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심의위원회도 신설된다. 과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에서 의료진이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5년이 걸린 사례처럼, 장기화되는 의료사고 수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의위를 통해 150일 내 결론을 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심의 결과 기소 자제 권고가 내려지면 수사당국이 이를 존중하도록 의료분쟁조정법 개정도 추진한다.
의료사고 피해 배상 및 분쟁 조정 강화
환자 배상책임 강화도 함께 추진된다. 의료기관 개설자의 책임보험(공제) 가입을 의무화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할 방침이다. 1000만 원 이하 소액 사건의 경우 보험사 자체 심사를 통해 한 달 내 배상하도록 하며, 중증·응급의료 등 필수진료 영역에서는 고액 배상이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이와 함께 △환자 대변인 신설 △국민 옴부즈맨 도입 △의료사고 감정 강화 등도 추진된다. 의료진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의료사고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의무화하되, 설명 과정에서 유감이나 위로를 표명해도 법적 증거로 활용되지 않도록 법제화할 방침이다.
복지부 강준 의료개혁총괄과장은 “소송이 아닌 원만한 분쟁 해결을 위한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해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를 높이겠다”며 “최선을 다한 진료에 대한 법적 보호를 강화해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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