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쇼군’이 제76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18개 부문을 휩쓸며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의 17세기 정치적 음모를 다룬 이 작품은 1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사나다 히로유키), 여우주연상(사와이 안나) 등 주요 부문에서 수상했다.
사나다 히로유키는 이정재에 이어 아시아계 배우로서 역대 두 번째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또한, 사나다와 사와이는 일본 배우로는 처음으로 에미상 주연상을 거머쥐어 역사를 썼다.
CNN 방송은 “‘쇼군’이 비영어권 시리즈로서 25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주요 부문을 휩쓸어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드라마는 제임스 클라벨의 역사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대부분 일본어 대사로 진행되어 미국 디즈니 계열 FX 채널에서 자막과 함께 방영되었다. 제작진은 미국인이었으나 출연진은 대부분 일본인 배우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 후속 시즌의 흥행 전망이 밝아졌다.
한편, 코미디 시리즈 부문에서는 요리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더 베어’가 11관왕을 차지했으며, 주연배우 제러미 앨런 화이트는 2년 연속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미니시리즈 부문에서는 ‘베이비 레인디어’가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선전했다. 또한 할리우드 배우 조디 포스터는 ‘트루 디텍티브: 나이트 컨트리’로 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첫 에미상을 거머쥐었다.
한국과 관련된 작품은 이번 에미상에서 수상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와 탈북 관련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 모두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는 ‘더 모닝 쇼’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조연상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레타 리는 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조디 포스터에게 트로피를 건네며 눈길을 끌었다. 또한, 지난해 ‘성난 사람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스티븐 연은 이번 시상식에서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 시상자로 나와 일본 배우 사나다 히로유키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이는 아시아계 배우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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