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한국학교 제공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동경한국학교‘가 2024년 4월 26일로 개교 70주년을 맞이했다. 1954년 4월 26일 26명의 신입생으로 초등부와 중등부를 개교했고, 2년 후 고등부가 설치되었다. 1962년 본국 정부로부터 정규 재외한국교로 인가를 받았으며, 1993년 11월에는 토요학교(한글학교)가 개설되어 동경한국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재일동포 자녀들에게 우리글과 우리 역사를 중심으로 민족교육을 실시해 왔다. 2003 년에는 일본 당국으로부터 학력을 인정받게 되었으며 2024년 현재 1,440명의 학생과 110명의 교직원이 생활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신입생 모집을 위해 유치원은 물론 재일동포 자녀들을 찾아 가정방문을 하기도 했다. 대부분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고 학교의 이미지가 그리 좋지않아 학생 모집에 애로가 많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원하는 학생들 모두를 받지 못해 대기하는 학생들이 200여 명이 넘는 일류학교가 되었다.
동경한국학교는 재일동포 자녀들의 민족교육을 위해 선각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학교다. 70년 역사 동안 학교의 설립 이념과 목적을 잘 유지하면서 재일동포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는 많은 인재들을 배출했다. 우리말과 우리 역사를 강조하는 민족 정체성 교육, 3개언어(국어, 일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게 지도하는 역량교육,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자기 주도적 학습, 세계시민으로서의 인성을 함양시키는 일을 교육의 중점 과제로 삼고 있다. 현재 34개의 재외 한국학교 중에서 가장 수준 높은 교육력을 유지하고 있다. 110여 명의 교직원들과 1,440여 명의 학생들은 ‘나라를 사랑하자, 힘써 배우자, 사이좋게 지내자’는 교훈 아래 스스로의 힘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역량을 기르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동경한국학교 설립의 대략적 역사를 살펴보면, 해방 후 민족적 필요에서 조직된 조선인 연맹에서 일본 전국에 400여 개의 크고 작은 학교를 개설하게 되었다. 도쿄에는 4년제 대학도 만들어졌는데, 조선인 연맹이 점차 좌경화되면서 공산주의 교육을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민족주의와 자유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동포들을 중심으로 연맹에 반대하여 1946년 10월 3일 거류민단을 창단하였다. 민단에서는 민족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1953년 11월 일본의 수도 도쿄에 한국학교를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이 결의에 따라 1954년 1월 학교 설립 기성회가 조직되었고, 회장으로는 주일한국대표부의 공사가, 부회장은 민단 단장이 위촉되었다. 임원은 민단 중앙본부 간부들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학교 설립을 위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해 4월 26일 주일한국대표부, 민단, 재일한국인사회가 힘을 모아 초등부 17명, 중학부 9명 총 26명의 학생과 10명의 교직원으로 민단 중앙본부 자리(新宿、若松町2-1、 당시 일본 육군 경리학교)에서 개교식을 거행했다. 일본의 수도에 동경한국학교라는 이름으로 재일동포 자녀들에게 우리 글, 우리 역사를 중심으로 민족교육을 실시하는 민단계 한국학교가 만들어져 학생들의 공부하는 소리가 도쿄 하늘에 울려 퍼지게 되었던 것이다.
일본 관동지역 유일한 민족학교인 동경한국학교는 재일 한국인 후세들의 민족교육 기관으로 한국인의 얼을 심고 뿌리를 내리는 교육을 설립 이념으로 삼고 있으며, 재일동포들의 마음의 안식처요 민족의 도장이며 희망이고 등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학교 역사를 간략히 정리해 보면,
1955년 2월 3일 – 각종학교로 도쿄도 인가
1962년 3월 16일 본국 교육법 제81조에 의한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인가
1966년 4월 1일 아다치(모표) 분교 개교. 1977년 폐교
1993년 11월 27일 부설 토요학교(한글학교) 개교
2003년 일본 정부로부터 소•중•고등부 학력 인정
2010년 4월 8일 제10대 이사장 취임
2021년 9월 1일 제22대 교장 본국으로부터 파견 취임
2024년 2월 고등부 66회 졸업
2024년 3월 초•중등부 69회 졸업
2024년 현재 13,000여 명의 졸업생 배출
동경한국학교는 개교 후 선진국에 있는 외국 학교로서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겪으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학교를 지키기 위한 선각자들의 눈물 어린 헌신과 노력 덕분에 70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동포사회와 대사관이 함께 하는 학내 거버넌스 수립, 본국 정부의 많은 예산 지원, 본국의 정규 교육과정에 기초한 글로벌 교육프로그램을 적극 발전시켜 가고 있다. 그리고, 한•일 양국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K반 J반 운영, 영어 이머전 교육의 도입, 문과 이과 예체능 교육의 균형 유지 노력 등 외국인학교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과감하고 획기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해 오고 있다.


2024년 현재, 민족교육의 바탕 위에 국제학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관동지역 유일한 한국학교로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34개 재외 한국학교 중에서도 선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며 학생, 교직원, 보호자, 학교 관계자 모두가 새로운 미래 도약의 꿈을 꾸고 있다.
앞으로 10회에 걸쳐 초창기, 발전기, 중흥기, 정체기, 도약기 등 시대별로 구분하여 학교의 활동, 기억되는 행사, 핫이슈 그리고 주요 사건들을 중심으로 동경한국학 교의 숨은 이야기들을 꺼내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