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4세 김용성 군의 꿈,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는데 중요한 역할하고 싶어”
오사카 조쇼가구엔 고등학교 2학년 김용성 군
9월 9일 일본 동경한국학교에서 나의꿈국제재단이 세계 각국 재외동포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제9회 청소년꿈발표축제’ 일본 지역 본선에서 재일동포 4세 김용성 군(조소가구엔 고2)가 3위를 했다.
일본 대회는 일본 지역에 있는 재외한국학교학생 또는 한글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이 한국어로 자신의 꿈을 발표하며, 본선 대부분은 도쿄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서 유일하게 일본학교를 다니는 재일동포 4세 학생인 김용성 군이 오사카에서 자신의 꿈을 발표하기 위해 도쿄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주제는 “북한으로부터의 편지. 그리고 통일을 향한 나의 꿈.” 김 군은 북한에 건너간 증조부와 조부가 주고받았던 낡은 편지의 일부를 가져와 관객들에게 보여주며 발표를 시작했다.
김 군의 증조부는 김 군의 조부의 형제들과 ‘재일교포 북송 사업‘을 통해 북한에 건너갔다. 김 군은 이번 발표를 준비하기 위해 한 조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가족처럼 많은 이산 가족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산가족이 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김 군의 조부는 김 군이 북한을 주제로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했었으나 발표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3위를 수상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하고 안심했다고 한다.
김용성 군은 “원고를 쓰기 전에 할아버지를 인터뷰하고, 자세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지금까지 받은 편지도 모두 보여주셨어요. 가족에 대해 더 알게 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며 이번 대회에 참가한 소감을 전했다.
김용성(고2) ‘북한으로부터의 편지, 그리고 통일을 향한 나의 꿈’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오사카 조쇼가구엔 고등학교 2학년 김용성 군이 수상했다.
도쿄에 김 군과 함께 온 학부모 김민선 씨는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은 아이지만, 자신의 꿈을 발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아이에게는 자신의 배경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되어, 꿈을 향해 한 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던 거 같습니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1등, 2등, 3등을 한 학생들은 재단 본부 장학생 신청 자격을 부여받고 내년도 세계 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다. 내년 일본 본선은 나고야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앞으로도 김 군과 같은 일본학교에 다니는 많은 재외동포 청소년들에게도 자신의 꿈을 주제로 발표할 수 있는기회를 제공하는 나의꿈국제재단 일본지부(지부장 이훈우)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발표 전문>
북한으로부터의 편지. 그리고 통일을 향한 나의 꿈 김용성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김용성이라고 합니다.
‘이 사진을 한 번 봐 주시겠습니까? 어디에서 온 편지로 보이시나요? 이 편지는 북한에서온 편지입니다.’
저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이지만, 지금까지는 제가 왜 이곳에 살고있는지 몰랐고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증조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증조할아버지께서는 일제 강점기 때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오셨습니다. 이후 한국 사람과 결혼을 하셔서 자녀를 7명이나 낳고 40년 가까이 일본에서 사셨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북한으로 가는 배를 타면 차별도, 돈 걱정이 없는 천국에서 살 수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할아버지는 신경도 쓰지 않으셨지만, 증조할아버지께서는 3명의 아들만을 데리고북한으로 가는 배를 타고 말았습니다. 그 때는 너무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이라 슬퍼할 시간도, 찾을 시간도, 그리고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고 합니다. 불행하게도 그 후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증조할아버지와 3명의 동생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가끔 돈이나 옷을 부쳐달라는 전화와 편지가 오기는 했지만, 짧은 전화와 편지로서는 북한의 생활이 어떠한 지 짐작할 수가 없었고 그저 잘 살고 있을 것이라고만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할아버지 집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할아버지보다 10살이나 어린 동생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40년 넘게 만나지 못한 동생이 힘들게살다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할아버지는 오랫동안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오사카에 계속 있었더라면 더 오래 살 수 있었을 텐데.. 더 잘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자주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이 이야기를 듣고 저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나와는 거리가 먼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제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형제가 살던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증조할아버지처럼 일본에서 북한으로 가는 배에 탄재일동포가 자그마치 93,000여 명이라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희 할아버지와 같은 이산 가족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갔고, 왜 지금까지 만나지 못하고 있는지, 왜 이런 아픔이 생겨야만 했는지 의문이 들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저에게는 꿈이 생겼습니다. 저희 할아버지와 같이 가족들과 헤어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 사람이 되고, 나아가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꿈입니다.
지금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들은 할아버지의 슬픈 이야기를 가슴에 새기고, 이 자리에서 저의 꿈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제 꿈을 향한 작은 한 발을내딛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여 통일을 향한 저의 꿈을 꼭 이루겠습니다. 여기 모이신 여러분들께서도 저의 꿈을 응원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
작은 시작으로, 저는 저희 가족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비슷한 경험을 하신 주변 재일동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여러 사람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전달할 계획입니다. 왜냐하면,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작은 경험이라도 듣고 나누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작은 실천을 통해 통일이라는 큰 그림에 점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 저와 같이 통일의 꿈을 향해 걸어가지 않으시겠습니까?
이상으로 제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파이낸셜뉴스재팬 관서지국
백수정 기자 sjbae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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